바다에서 주운 플라스틱 쓰레기들. 원래 인간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가질 수 있었던 요정들이다. 이제는 물도 육지도 이들의 자리가 아니다. 시간이 흘러 닳고 부서지고 바랜 이들을 하나하나 주워 씻어 말리고 초상화를 그리며 의미있게 어루만진다. 줍고 닦아 위로한 것은 우리 길 잃은 문명에서 소용이 다해 버려지는 인간의 모습 그 자체이다. 어디서 온지 모를 공간, 언제부터 돌아 다녔을지 모를 시간